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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장 기고)건보재정 기금화 안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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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책연구원 작성일22-11-15 12:45 조회조회수 1,083회본문
건보재정 기금화 안될 말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정책연구원장 유재길
국민의힘 서정숙의원은 건강보험 재정 기금화를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등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면서, 제안사유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회계로 운영됨에 따라 국회와 재정당국의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재정 외 운용으로 인해 정부 총지출 및 복지지출 규모가 축소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또한 최근 급속한 저출산ㆍ고령화로 건강보험의 지출은 증가하는 반면 수입 기반이 약화되는 등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의 우려가 심화되고 있기에,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 확보방안 모색을 위해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기금화하여 국가재정법의 적용 및 국회의 심사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재정운용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보험의 책임성을 확립하고자 함을 이유로 들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 기금화 논란은 2004년 감사원에서 건강보험의 적자 관리를 위해서는 기금화 필요성을 제기 한 것부터, 국회예산정책처는 국회 통제권 확보차원에서 기금화를 주장하였고 6차례의 기금화 입법 발의가 있었다.
만약 건강보험 재정을 기금화 할 경우 발생 할 문제점으로는 첫째, 건강보험보장성 확대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기금으로 전환 시 예산 투입은 정부재정의 우선 순위에 입각하여 결정 될 것이므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 된다.
OECD 국가의 평균 건강보험 보장성은 80%이다. 우리나라는 그에 훨씬 못 미치는 60%대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약화는 필연적으로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활성화 되고 국민들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며, 의료 양극화는 심화 될 것이다.
둘째로 국회의 심의, 의결과정에서 강력한 이익단체들의 정치쟁점화로 보험료율, 급여범위, 수가인상 수준이 포함된 기금운용계획 시 시민단체, 노조, 의약단체 등의 요구가 대립되어 아무런 결정도 하지 못한 채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나는 상황을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국민연금도 재정고갈을 눈앞에 두고 미래세대의 연금지급 불능 상황을 예견했음에도 가입자 단체와 사용자 단체, 소득대체율 강화론과 재정 안정화론, 현 세대와 미래세대의 대립으로 10년 넘게 보험료를 단 1%도 인상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셋째, 건강보험 재정은 단기보험으로 여유자금이 부존재 한다.
건강보험은 국민연금과 달리 장기간 자금을 적립, 운영하여 미래 지출에 대비하여 적립하는 기관이 아니다.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기보험으로서 당기수지 균형방식으로 월 단위 보험료 고지, 징수 및 급여비가 지급 되는 구조이기에 여유자금이 조성되지 않는다.
현재 국민연금의 최대 쟁점은 기금이 고갈되었을 때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겠다는 것을 법으로 보장하라는 것이다. 국회가 건강보험 재정도 기금화 할 경우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될 때 매월 의료기관으로 지급되는 급여비를 국가가 법으로 지급보증만 하겠다면 필자는 건강보험재정 기금화에 찬성하겠다.
건강보험 재정 기금화는 사회보험 방식으로 운영되는 대한민국 건강보험에는 적합하지 않다. 조세방식이 아닌 사회보험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당사자 자치․자율의 원리에 따라, 보험 구성원들의 책임하에 보험재정의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주요국 건강보험 재정 운용은 호주, 영국, 캐나다만 조세방식이고 대부분 국가는 사회보험 방식이며, 기금화 운용은 단 한 곳도 채택하지 않고 있다.
주요하게 개선해야 할 내용은 따로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지나치게 보건복지부에 권한이 집중되어 있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권한과 범위를 조정해야한다. 건강보험의 주요사항에 대한 ‘심의․의결’에서 의결권을 배제한 ‘심의․조정’으로 개정하고, 보험료의 심의․의결 권한은 공단의 재정운영위원회로 이관하는 개정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건정심’의 위원 구성과 관련하여 공익위원은 국회에서 추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위원장은 기존의 보건복지부 차관이 아닌 공익위원 중에서 선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여 국회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건강보험법상 보험자는 공단으로 보험료 수입과 보험급여 지출 간의 합리적 순환구조가 지속되고 의료공급자로부터 가입자 권익을 보호하는 공단의 가입자 역할은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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